분리 불안 장애
[ separation anxiety disorder ]
출처 : 네이버
- 집 또는 애착 대상과 분리되는 상황에 대해 발달 수준에 비해 부적절하게 심한 수준의 공포, 불안 반응을 보여 적응상의 문제를 초래하는 장애
주요용어 | 분리 불안 장애, 등교 거부, 학교 공포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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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류 | 임상 심리학 |
1. 개요
분리 불안 장애(separation anxiety disorder)란 집 또는 애착 대상과 분리되는 상황에 대해 발달 수준에 비해 부적절하게 심한 수준의 공포, 불안 반응을 보여 적응상의 문제가 초래되는 경우를 일컫는다. 여기에는 분리에 대한 극도의 고통감뿐만 아니라 분리 상황에서 애착 대상에게 죽음이나 안위에 위협이 되는 불행한 사건이 초래될 것에 대한 걱정, 또는 미아가 되거나 납치를 당하는 등 자신에게 위험한 사건이 발생해 애착 대상과 이별할 것에 대한 걱정 등이 포함된다. 또한 등교, 출근 등 애착 대상과 분리되는 다양한 활동이나 상황을 거부하고, 애착 대상과 분리되는 악몽을 반복적으로 꾸기도 하며, 분리되는 상황 또는 분리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다양한 신체 증상을 반복적으로 보이기도 한다.
2. 진단 기준 및 주요 임상적 특성
집 또는 애착 대상과 분리되는 상황에 대해 과도한 공포와 불안이 분리 불안 장애의 핵심적인 양상이다. 이와 같은 불안이 발달 수준에 기대되는 정도를 넘어서는 정도로 심하다. DSM-5(American Psychiatric Association, 2013)가 제시한 분리 불안 장애의 진단 기준은 다음과 같다.
DSM-5 분리 불안 장애 진단 기준
A. 집 또는 애착 대상과의 분리에 대한 불안이 발달 수준에 부적절하게 과도한 정도로 나타나며, 다음 중 최소한 3가지 이상의 상황에서 드러난다.
(1) 집 또는 주된 애착 대상과 분리되거나 분리가 예상될 때 반복적으로 심한 불안을 느낀다.
(2) 중요한 애착 대상을 상실하거나 그들에게 해로운 일이 일어날 것에 대해 지속적으로 과도하게 걱정한다.
(3) 운 나쁜 사고(예: 길 잃기, 납치, 사고, 질병)가 발생해 중요한 애착 대상과 분리될 것이라는 비현실적이고 지속적인 걱정을 한다.
(4) 분리에 대한 불안 때문에 학교나 그 밖의 장소에 지속적으로 가기 싫어하거나 거부한다.
(5) 혼자 있거나 중요한 애착 대상 없이 지내는 것에 대해 지속적이고 과도한 두려움을 느끼거나 거부한다.
(6) 중요한 애착 대상이 가까이 있지 않은 상황이나 집을 떠나는 상황에서는 잠자기를 지속적으로 싫어하거나 거부한다.
(7) 분리를 주제로 하는 악몽을 반복적으로 꾼다.
(8) 중요한 애착 대상과의 분리가 예상될 때 반복적인 신체 증상(예: 두통, 복통, 오심, 구토)을 호소한다.
B. 두려움, 불안, 회피가 아동과 청소년의 경우 최소 4주 이상, 성인의 경우 전형적으로 6개월 이상 지속된다.
C. 장해가 임상적으로 유의한 고통감을 초래하거나 사회적, 학업적, 직업적 또는 다른 중요한 영역에서 기능 손상을 초래한다.
D. 장해가 다른 정신 장애로 더 잘 설명되지 않는다. 예를 들어, 집을 떠나는 것에 대한 거부가 자폐 스펙트럼 장애에서 보이는 변화에 대한 지나친 저항; 정신증적 장애에서 보이는 분리에 대한 망상, 환각; 광장 공포증에서 보이는 믿을 만한 사람을 동반하지 않은 상태에서 외출을 거절하는 것; 범불안 장애에서 보이는 중요한 사람이 병에 걸리거나 위험에 빠지는 것에 대한 염려; 질병 불안 장애에서 보이는 병에 걸리는 것에 대한 염려 등으로 더 잘 설명되지 않는다.
분리 불안 장애에서는 집이나 중요 애착 대상과 분리되는 상황 또는 분리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반복적으로 과도한 고통을 경험하며, 이때 두통, 복통, 오심, 구토와 같은 신체 증상을 반복적으로 보이기도 한다. 이러한 분리 불안에는 자신과 떨어져 있는 동안 애착 대상의 안위에 위협이 되는 상황이 벌어지지 않을까, 심지어 죽지는 않을까, 그로 인해 애착 대상을 상실하지 않을까 하는 걱정과 다른 한편으로는 미아가 되거나 납치를 당하는 등 자신에게 위험한 일이 발생해 애착 대상과 헤어지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포함된다.
이러한 걱정에 대한 반응으로 애착 대상이 없는 상황에 혼자 있지 않으려 하며, 학교 또는 직장에 가기를 거부하는 등 회피 행동을 보인다. 나아가 애착 대상이 곁에 없으면 혼자 자려고 하지 않는데, 수학여행, 캠핑, 출장 등 애착 대상이 없는 곳에 가서 잠을 자야 하는 상황을 거부하는 행동이 나타난다. 또한 애착 대상과 헤어지는 내용의 악몽을 거듭해서 꾸기도 한다.
낯가림(stranger anxiety), 중요한 대상과의 분리 불안은 정상 발달 과정에서 일반적으로 나타나는 징후이며, 특히 애착 형성과 관련해 중요한 발달 지표로 여겨진다. 하지만 이러한 불안 징후의 정도가 또래 아동들에 비해 극심하며 일상 생활 적응에 지장을 초래한다면 병리적 상태로 봐야 한다.
과거에는 주로 학령기 아동(특히 취학을 앞둔 아동)이 중요한 애착 대상(예: 어머니)과 분리되는 상황이 두려워 등교를 거부하는 경향이 나타난다고 보아 ‘학교 공포증(school phobia)’이라고 불렀다(조수철, 신민섭, 2006). 그러나 학교 장면에만 국한하지 않고 다양한 분리 상황에서 극도의 공포, 불안 반응을 보인다는 점에 주목해 DSM-III(American Psychiatric Association, 1980)에서 분리 불안 장애라 명명했다. DSM-IV(American Psychiatric Association, 2000)에서는 흔히 유아기, 소아기, 청소년기에 처음으로 진단되는 장애의 범주 아래 분리 불안 장애를 포함시키고, 발병 연령을 만 18세 이전으로 제한하며, 만 6세 이전에 발병한 경우 조발성으로 세분화했다.
ICD-10(World Health Organization)에서도 ‘소아기 발병의 정서 장애(emotional disorder with onset specific to childhood)’범주 아래 ‘소아기 분리 불안 장애(separation anxiety disorder of childhood)’를 분류했다. 즉, 분리 불안 장애는 주로 아동기에 발병하는 정신 장애로 여겨졌다. 하지만 DSM-5(American Psychiatric Association, 2013)에서는 분리 불안 장애의 첫 발병 연령에 제한을 두거나 발병 연령에 따라 진단을 세분화하지 않으며 불안 장애 범주에 포함시켜 분류한다.
3. 부수적 특징 및 발달 경과
분리 불안 장애의 불안 증상에는 사회적인 철수, 냉담함, 슬픔, 학업, 일, 놀이 등의 활동을 하는 동안 주의 집중의 어려움 등이 흔히 동반된다(American Psychiatric Association, 2013). 또한 불안 반응이 확대되어 분리 상황 또는 분리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이를 요구한다고 여겨지는 대상에게 강한 분노, 심지어 공격적 행동을 보이기도 한다. 연령이나 개인적인 특성에 따라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동물, 괴물, 어둠, 강도, 납치, 교통사고, 항공 여행과 같이 자신이나 가족에게 위험을 초래할 수 있는 다양한 상황에 대한 공포, 이와 관련된 자극에 대한 과잉 각성, 오지각을 동반하기도 한다.
분리 불안 장애의 경우 발달 연령을 고려한 불안 반응의 적합성을 결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예를 들어, 돌쟁이 아이가 심하게 낯가림을 하며 어머니가 부재하는 상황에 대해 극도의 불안 반응을 지속적으로 보인다고 해서 분리 불안 장애로 진단하지는 않는다. 왜냐하면, 정상 발달 과정에서 이 시기에는 안전한 애착 관계를 형성하는 과정에서 이와 같이 심한 분리 불안 반응을 보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DSM-5에서는 분리 불안 장애의 첫 발병 연령에 제한을 두지 않지만, 분리 불안 장애는 대개 취학 전 아동기에 나타나며 청소년기 이후에 처음 나타나는 경우는 드물다.
연령 증가나 상황적 변화에 따라 분리 불안 증상의 심각도에 변동이 보인다. 어린 아동일수록 분리 불안 증상으로 인한 등교 거부는 물론이고 학교와 관련된 자극에 대한 회피 반응(예: 소풍, 수학여행을 가지 않으려 함)도 흔하다. 이러한 등교 거부는 저조한 학업 성취, 또래 관계로부터의 고립 등을 초래할 수 있다. 시간이 경과함에 따라 이러한 일상적인 분리 상황에서의 회피 행동이 호전되더라도 새로운 학교나 새로운 학년에 진학할 때(예: 초등학교 입학, 중학교 입학 등) 흔히 증상이 심해진다. 분리 불안 증상은 애착 대상의 생활을 지나치게 침범하고 방해하기도 한다. 예를 들어, 분리 불안 장애를 보이는 아동 중에는 집 안에서도 어머니가 다른 활동을 하지 않고 자기 옆에 붙어 있어 달라고 요구한다거나 직장에 있는 어머니에게 5분에 한 번씩 전화를 거는 등 자신에게 끊임없이 주의를 기울일 것을 요구한다.
성인의 경우에는 가족들에게 지나치게 의존적이거나 배우자, 자녀의 안위를 지나치게 걱정하며 과잉보호하는 양상이 흔하며 이 역시 당사자는 물론이고 가족들의 생활에 상당한 불편과 지장을 초래한다. 예를 들어, 초기 성인기인데도 집을 떠나 타 지역에서 대학이나 직장을 다니려 하지 않거나 가족들에게 자신이 생활해야 할 지역으로 다 같이 이사할 것을 요구한다. 어머니가 분리 불안 장애인 경우에는 자녀가 자신과 분리되어 있는 동안 위험한 일에 처할 것을 염려해 자녀가 청소년임에도 학교나 학원에 직접 데리고 다니거나, 자녀와 배우자에게 수시로 전화를 하고 문자 메시지 등을 보내며 상황을 확인한다. 가족들과 일상적인 일로 떨어져 지내는 상황(등교, 출근 등)에서는 분리 불안 증상이 거의 나타나지 않더라도 타 지역 학교로 진학한다든지 장기 출장을 떠나는 등 생활 사건에서 주목할 만한 분리 상황에서는 불안 증상이 심해진다.
일상생활에서의 스트레스 사건 경험이 분리 불안 장애의 유발 및 증상 악화에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상실과 관련된 경험이 특히 그러한데, 아동의 경우 사별, 질병, 전학, 부모의 이혼, 자연 재해 등으로 인해 애착 대상을 상실했거나 상실할 뻔한 경험, 성인의 경우에는 부모로부터 독립, 실연, 사별 등의 경험이 포함된다. 부모의 간섭이 심하고 과잉보호적인 양육 환경도 분리 불안 장애와 관련이 있다고 알려져 있다.
쌍생아 연구를 통해 분리 불안 장애와 관련한 유전적 소인이 확인되었으며, 분리 불안 장애인 아동들이 이산화탄소 농도에 대한 호흡기의 민감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나는 등 생물학적 요인도 보고된다(American Psychiatric Association, 2013).
4. 유병율 및 인구 통계학적 특성
미국의 경우 분리 불안 장애에 대한 성인의 12개월 동안의 유병율은 0.9-1.9%, 청소년은 1.6%, 아동을 대상으로 한 6-12개월 동안의 유병율은 4% 정도로 추정된다(American Psychiatric Association, 2013). 임상 장면에서 아동들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는 분리 불안 장애인 남아와 여아의 비율이 비슷하게 보고되지만, 지역사회 조사에서는 여아가 높게 보고된다(American Psychiatric Association, 2013). 분리 불안 장애인 여자 아동들은 남자 아동들보다 등교 거부 비율이 높게 나타난다.
남성들의 경우 분리 불안을 좀 더 간접적, 우회적 방식으로 드러내는데, 되도록 집에 있는 것을 선호한다든지 배우자나 자녀들이 독립적으로 생활하거나 연락이 닿지 않을 때 스트레스를 경험한다.
분리를 어떻게 받아들이냐 하는 문화적 차이도 분리 불안 장애를 진단할 때 중요한 고려 사항이다. 어떤 문화에서는 부모의 사생활 보호, 자녀의 독립을 바람직하고 중요하게 여겨 유아기에도 부모와 떨어져 잠을 자게 하고, 초기 성인기의 자녀가 독립 생계를 꾸리는 것을 권장한다. 하지만 한국 문화는 부모-자녀 간의 유대 관계를 강조하며 분리를 덜 강조하는 편이다.
5. 치료
분리 불안 장애(separation anxiety disorder)는 다른 불안 장애와 마찬가지로 인지 행동 치료가 효과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Martin & Volkmar, 2007). 분리 불안과 관련된 역기능적인 생각을 확인하고 합리적인 생각으로 수정해 나가는 인지 재구조화를 위해 아동들에게는 만화, 말풍선 등을 사용해 이해를 높이고 흥미를 유발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행동적 기법으로는 긴장 이완 훈련을 병행한 점진적, 직접적인 노출이 필수적이다. 첫 단계에서는 아동들의 흥미를 끄는 영화, 만화 등을 사용해 주양육자로 분리된 상황 관찰, 분리 상황에 대한 상상 등 불안을 유발하는 수위가 낮은 간접 노출 상황에서부터 시작해 궁극적으로는 분리 상황에 직접 노출시키는 단계까지 진행한다. 이러한 노출을 겪으면서 자신이 예상했던 파국적 결과가 발생하지 않음을 경험함으로써 분리 상황에 대한 불안이 줄어들 수 있다.
비교: 새 학기 증후군/학기 초 증후군
새로운 학교에 입학을 하거나 학년 또는 학기가 바뀔 때 학교생활에 적응하지 못하고 스트레스를 겪는 현상을 가리켜 ‘새 학기 증후군’ 또는 ‘학기 초 증후군’이라고 한다. 낯설고 새로운 선생님과 친구들, 이전과는 다른 학교 규칙이나 생활 양식 등 새로운 학교, 새로운 학년 등의 환경 변화는 누구에게나 크고 작은 스트레스를 유발할 수 있다. 특히 수줍음이 많거나 낯가림이 심한 경우에 이러한 스트레스를 더 심하게 경험한다. 방학 동안 느긋하고 여유롭게 지내던 생활 습관, 수면 시간이나 신체 리듬 등을 학교 생활 패턴에 맞추려다 보니 스트레스를 경험하기도 한다. 이러한 경우 분리 불안 장애가 유발되거나 이전에 보이던 분리 불안 장애의 증상이 심해질 수 있다. 중학교나 고등학교와 같이 상급 학교로 진급하는 시기에는 입시 준비와 성적에 대한 부담감이 증가할 수 있다.
하지만 새 학기 증후군(학기 초 증후군)을 분리 불안 장애의 한 양상으로 한정해 설명하기는 어렵다. 새 학년, 새 학기 등 변화된 환경에서 스트레스를 경험하면서 이러한 스트레스 자극으로서의 학교 장면을 회피하는 등교 거부일 뿐 애착 대상과 분리되는 상황에 대한 불안을 동반하지는 않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또한, 분리 불안의 양상이더라도 학기 초에 잠시(4주 미만) 나타난다면, 분리 불안 장애보다는 일시적인 적응상의 문제로 보아야 한다.
어린 아동의 경우 등교 거부나 학교에 가야 하는 상황에서 소소한 신체 증상 호소를 보이는 것이 흔하지만, 청소년기에는 이와 함께 극심한 감정 기복, 충동적, 반항적 행동 표출, 품행 문제 등이 나타날 수도 있다.
아래와 같은 증상이 3개월 이상 지속되거나 학교생활 및 일상생활에 어려움이 심하다면 전문가와 상담을 받도록 한다.
• 등교 시간을 앞두고 갑자기 복통, 두통 등의 신체 증상을 호소한다.
• 짜증이 늘고 사소한 일에도 쉽게 화를 내거나 공격적인 행동을 보인다.
• 눈에 띌 정도로 말수가 줄고 위축되어 있다.
• 학교에서 일어날 일들 또는 학교에 갈 일에 대해 걱정을 많이 한다.
• 선생님 또는 친구들이 무섭다는 이야기를 자주 한다.
• 학교에 가기를 싫어한다.
집필 : 이원혜(경희대학교병원 정신건강의학과)
[네이버 지식백과] 분리 불안 장애 [separation anxiety disorder] (심리학용어사전, 2014. 4., 한국심리학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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